AI가 메모를 하루에 100개 만들어도, 돈은 한 푼도 더 벌리지 않았다

검색 결과를 저장하고, 요약을 만들고, 다음 글의 초안을 뽑았다. 화면에는 생산성이 올라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며칠 뒤 폴더를 열어보면 읽지 않은 메모, 결정하지 않은 후보, 발행하지 않은 초안만 늘어 있었다. 많이 만든 것과 실제로 흐른 것은 달랐다.

AI 도구를 더 붙이면 이 문제가 해결될까? 내 경험은 반대였다. 생성 속도가 빨라질수록 ‘아직 쓰이지 않은 결과물’이 더 빨리 쌓였다. 그래서 이제는 도구의 생산량보다 먼저 묻는다. 이 출력은 언제 판매·사용·결정으로 이어지는가?

지금 필요한 숫자는 생산량이 아니라 Throughput이다

AI 워크플로에서는 토큰 수, 생성한 문서 수, 자동화 실행 횟수를 쉽게 센다. 하지만 그 숫자들은 목표와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다. 블로그라면 발행되어 독자가 읽고 다음 행동으로 이어진 글이 중요하고, 개발이라면 실제로 배포되어 사용되는 기능이 중요하다. 나에게 필요한 질문은 “몇 개를 만들었나?”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가치가 밖으로 나갔나?”였다.

외부 정보: Goldratt의 Throughput은 ‘판매로 버는 돈의 속도’다

외부 정보(하베스터 수집): 제약 이론(Theory of Constraints, TOC)의 처리량 회계에서 Throughput은 시스템이 판매를 통해 돈을 만들어내는 속도다. 물건을 생산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리량이 아니다. 팔리기 전까지는 시스템 안에 묶인 Inventory(재고)다.

같은 관점에서 Inventory/Investment는 판매하려고 시스템 안에 묶어둔 돈이고, Operating Expense(OE)는 재고를 처리량으로 바꾸기 위해 쓰는 돈이다. 목표는 모든 단계를 바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Throughput을 늘리고, Inventory와 OE를 줄이는 것이다.

제약을 식별하고 활용한 뒤 다음 제약을 찾는 TOC 다섯 집중 단계 도표
제약을 찾고, 활용하고, 전체 흐름을 맞춘 뒤 다시 관찰하는 다섯 단계. 이미지 출처: Goldratt Research Labs.

이 정의를 AI에 옮기면 선명해진다. 생성된 요약은 아직 판매가 아니다. 저장된 프롬프트도 판매가 아니다. 팀이 실제로 읽고 의사결정에 사용한 문서, 독자가 읽고 문의한 글, 사용자가 배포된 기능을 쓴 순간에야 ‘밖으로 흐른 가치’가 된다. 나머지는 모두 다음 단계를 기다리는 재고다.

상호작용: 내 재고는 창고가 아니라 ‘안 쓰인 생각’이었다

상호작용(에이전트-드루 대화·작업): 2026년 8월 16일 작업에서 이 구분을 내 워크플로에 적용했다. 자료를 모으고 메모를 남기는 단계는 빠르게 진행됐지만, 어떤 메모를 결과물로 만들지 결정하는 단계가 늦었다. 읽고 저장한 사실이 진척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독자에게 전달된 것은 아니었다.

그때부터 ‘읽었다’를 완료로 세지 않았다. 링크를 읽고 요약한 뒤에도 다음 질문을 통과해야 했다. 이 메모는 누구의 어떤 행동을 바꾸는가? 답이 없으면 보관함으로 보내고, 답이 있으면 글·실험·결정 중 하나로 바꿨다. 만들기만 하고 쓰지 않는 메모는, 이름만 지식일 뿐 작업 관점에서는 재고였다.

AI 도구를 고를 때 T/I/OE 세 칸만 먼저 채운다

새 도구의 기능 목록을 보기 전에 아래 세 칸을 적는다. 이 표를 채우지 못하면 도구를 추가하지 않는다.

구분AI 워크플로에서 묻는 질문예시
T
Throughput
무엇이 실제 사용자·독자·고객에게 도착하는가?발행된 글, 사용된 기능, 채택된 결정
I
Inventory
무엇이 다음 단계를 기다리며 쌓이는가?미검토 메모, 미발행 초안, 승인 대기 결과
OE그 결과를 밖으로 보내는 데 무엇을 계속 지불하는가?토큰, 구독료, 검수 시간, 재작업

예를 들어 리서치 에이전트를 추가했는데 미검토 자료만 늘어난다면 T는 그대로이고 I와 OE만 커진다. 반대로 이미 정한 편집 기준에 맞춰 초안을 바로 발행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도구라면, 생성량이 작아도 T까지의 거리를 줄인다. 좋은 도구는 바쁜 로그를 늘리는 도구가 아니라 재고를 흐름으로 바꾸는 도구다.

내가 적용한 ‘재고를 흐르게 하는’ 4단계

  1. 수집 전에 출구를 정한다. 글로 낼지, 코드에 반영할지, 결정 문서로 남길지 먼저 쓴다.
  2. 에이전트의 출력 단위를 줄인다. 링크 30개 요약 대신 최종 후보 3개와 선택 이유를 받는다.
  3. ‘다음 행동’이 없는 출력은 보류한다. 보류함을 성과 목록에 넣지 않는다.
  4. 완료를 사용으로 정의한다. 발행, 배포, 승인, 실행 중 하나가 일어나야 Throughput으로 기록한다.

이 순서를 넣으면 AI에게 일을 덜 시키게 된다. 하지만 결과물은 오히려 빨리 나왔다. 앞 단계의 풍부한 산출물이 마지막 승인 단계에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산을 줄인 것이 아니라, 판매까지 가지 못하는 생산을 줄인 셈이다.

오늘 20분: 내 메모함의 Throughput을 측정해보자

  1. 최근 7일 동안 만든 AI 메모·초안·요약의 개수를 센다.
  2. 그중 실제로 발행·사용·결정·배포된 개수를 따로 센다.
  3. 두 숫자의 차이를 Inventory로 표시한다.
  4. 가장 오래 묵은 재고 하나를 골라 오늘 사용할지, 버릴지 결정한다.
  5. 다음 일주일은 생성량 대신 ‘사용된 결과물 수’와 결과물까지 걸린 시간을 기록한다.

이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회계가 아니다. 내가 최적화하고 있던 숫자가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AI가 만든 문서 수가 줄어도 사용된 결과물이 늘었다면, 시스템은 더 느려진 것이 아니라 더 빨라진 것이다.

읽기만 한 메모는 완료가 아니다

Throughput을 ‘판매로 버는 돈의 속도’로 읽으면 AI 도구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더 많은 생성, 더 긴 요약, 더 많은 커넥터가 자동으로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가치가 시스템 밖으로 나가는 출구를 막고 있다면, 새 도구는 재고를 더 빨리 쌓을 뿐이다.

오늘 메모함 하나를 열어 T/I/OE 세 칸을 채워보라. 가장 오래된 메모 하나를 실제 글·실험·결정으로 바꾸거나, 과감히 폐기하라. 그리고 다음부터는 “얼마나 만들었나?” 대신 “얼마나 빨리 사용됐나?”를 기록하라. 그 숫자가 당신의 AI 워크플로가 진짜 돈과 가치에 가까워지는 속도다.


근거 출처

외부 정보(하베스터 수집)

TOC의 시스템 제약과 다섯 집중 단계는 Goldratt Research Labs, Introduction to Theory of Constraints를 참고했다. Throughput·Inventory·Operating Expense의 정의와 판매되지 않은 생산물이 재고로 남는다는 설명은 Goldratt의 개념을 정리한 Pearson 샘플 챕터, Reaching the Goal: How Managers Improve a Services Business Using Goldratt’s Theory of Constraints와 Eliyahu M. Goldratt·Jeff Cox의 The Goal: A Process of Ongoing Improvement(North River Press, 1984)을 바탕으로 했다. 본문 도표 이미지는 Goldratt Research Labs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이미지를 사용했으며, 원 출처를 캡션에 표시했다.

상호작용(에이전트-드루 대화·작업)

“생성물은 늘었지만 실제로 쓰인 결과물은 늦었다”, “읽고 저장한 메모를 재고로 분류했다”, “출력마다 다음 행동과 사용 시점을 정한다”는 내용은 2026년 8월 16일 에이전트-드루 대화와 작업에서 얻은 경험 및 결정이다. AI 워크플로의 T/I/OE 표와 20분 실험은 그 상호작용을 독자가 재현할 수 있도록 다시 구성했다. 외부 정보의 TOC 정의와 개인 작업 경험을 서로의 근거로 바꾸어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