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프스는 ‘위기’라 했고, 셈러시는 ‘기회’라 했다 — 그리고 둘 다 틀리지 않았다
아레프스(Ahrefs)는 “위기”라고 했다. 셈러시(Semrush)는 “기회”라고 했다. 같은 Google 검색, 같은 AI 기능, 같은 시기를 두고, 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의 연구는 정반대 결론을 냈다.
아레프스는 30만 개 키워드를 분석해 “AI 오버뷰가 노출되면 상위 유기 검색 클릭이 34% 감소한다”고 발표했다. 셈러시는 천만 개 키워드를 분석해 “AI 검색 도입 이후 제로클릭 검색이 오히려 줄었다”고 주장했다. 한쪽은 ‘클릭 붕괴’를, 다른 쪽은 ‘방문자 가치 4.4배 상승’을 봤다. 둘 다 대규모 데이터를 앞세웠고, 둘 다 통계적으로 그럴듯했다.
그렇다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아니, 애초에 ‘정답’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다섯 개의 연구, 다섯 개의 전환율 답
모순의 극치는 전환율 비교에서 나온다. “AI 검색 트래픽이 Google 유기 트래픽보다 더 잘 전환되는가, 더 못 하는가.” 2025년에 발표된 연구들은 이 한 질문에 전부 다른 답을 냈다.
- Amsive(수백 개 클라이언트 사이트 분석): ChatGPT가 Google보다 전환율이 높다. AI 검색이 상위 펀넬 정보로 사용자를 교육한 뒤 전환시키므로 상업적 가치가 높다.
- Kaise & Schulze(이커머스 사이트 973개 분석, Search Engine Land 보도): ChatGPT가 Google보다 전환율이 낮다. 이커머스에서 AI 트래픽은 품질이 낮고 수익 창출 가능성이 적다.
- 아레프스(자사 전환 데이터): ChatGPT가 더 잘 전환된다. “볼륨은 줄지만 품질은 오른다”는 서사와 정합한다.
- Seer Interactive(클라이언트 사이트들): ChatGPT가 더 잘 전환된다. 같은 “품질 우선” 해석을 지지한다.
- Peep Laja(Wynter 창업자, 자사 데이터): LLM은 “게으르고 자격 없는 트래픽”을 보낸다. 전환율은 최악. 실전 비즈니스의 목소리다.
위기론을 주장하는 쪽은 Kaise & Schulze를, 기회론을 주장하는 쪽은 Amsive를 인용한다. 문제는 양쪽 모두 존중할 만한 연구라는 점이다.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정반대의 결론을, 각자 그럴듯한 표본으로 증명하고 있다.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선택’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핵심 통찰은 각 연구를 수행한 조직의 비즈니스 모델이 결론의 프레이밍을 결정한다는 데 있다.
- 아레프스는 전통 검색 최적화에 집중한 SEO 툴 회사다. 붕괴와 복잡성을 강조하는 내러티브는 정교한 툴과 전문성의 수요를 정당화한다.
- 셈러시는 AI 기능을 포함한 종합 마케팅 플랫폼이다. 기회와 진화를 강조하는 내러티브는 ‘미래를 안내하는 회사’ 포지셔닝과 맞아떨어진다.
- Seer Interactive는 에이전시다. 브랜드/비브랜드 검색의 영향 차이, 클라이언트별 편차 같은 복잡성의 발견은 맞춤형 컨설팅의 가치를 키운다.
아무도 데이터를 조작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숫자를 강조하고 어떤 이야기를 엮을지가 자기 이해관계를 따른다. 아레프스는 ‘34% 클릭 감소’를, 셈러시는 ‘4.4배 가치 상승’을 강조한다. 같은 현상의 다른 면을 바라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인용(시테이션) 분석조차 갈린다. 아레프스는 AI 오버뷰 인용의 76%가 Google 상위 10위 유기 결과에서 나온다고 밝혀 “기존 SEO가 그대로 통한다”는 점진론을 뒷받침했다. 셈러시는 AI 검색이 낮은 순위 페이지를 자주 인용한다고 해서 혁명론을 뒷받침했다. 그리고 Brodie Clark은 ‘그레이트 디커플링’의 상당 부분이 AI 툴이 만들어낸 엄청난 인상 횟수를 Search Console이 그대로 집계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 자체가 측정 도구의 한계가 빚어낸 착시일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전부 틀리지 않았다 — 세그먼트가 전부다
서로 모순되는 연구들이 전부 ‘부분적으로 옳은’ 이유는 명확하다. AI 검색의 충격은 극단적으로 세그먼트 특이적(segment-specific)이기 때문이다.
- 상품성 이커머스 + 정보형 콘텐츠: 아레프스가 묘사한 악몽 시나리오(클릭 34% 감소, 보상 없음)가 실제일 수 있다.
-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B2B SaaS: 셈러시가 묘사한 기회 시나리오(더 적지만 더 가치 있는 방문자)가 실제일 수 있다.
- 로컬 서비스: 고객이 브랜드 검색을 주로 쓰면 AI 검색의 영향을 거의 못 느낄 수 있다.
- 상세 사례 연구로 전환시키는 B2B(Laja의 Wynter 같은): “게으르고 자격 없는 트래픽”이 정확한 진단일 수 있다.
천만 개 키워드라는 규모는 ‘확실성의 환상’을 만든다. 하지만 90만 개 이커머스 사이트를 봤다고 해서 B2B 서비스, 퍼블리싱, 로컬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34%도, 4.4배도, 76%도 모두 그 연구가 바라본 세그먼트 안에서만 진실이다. 인상적인 표본 크기가 세그먼트 편향을 지워주지는 않는다.
연구는 가설이지, 결론이 아니다
여기까지는 외부 연구의 이야기다. 이제 이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직접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 가지를 말한다. 우리는 이 블로그(humanerd.kr)를 에이전트 파이프라인으로 운영하며, 검색 트래픽의 일부가 AI 채널에서 온다는 사실을 안다. 그래서 “AI 검색이 좋다 나쁘다”를 알려주는 단일 숫자를 찾으려다, 정확히 이 연구들의 모순에 부딪혔다.
그 과정에서 내린 실무적 결정은 하나다. 어느 스터디의 퍼센트도 전략 입력값으로 쓰지 않는다. 대신 (1) AI 리퍼러를 별도 채널로 분리해 집계하고, (2) 우리 세그먼트(기술 블로그 독자)에 맞는 전환 단위를 직접 정의하고, (3) 정기적으로 자체 데이터로 가설을 테스트한다. 이 방식이 주는 가장 큰 이득은, 스터디가 새로 나올 때마다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판단 기준이다. 남의 세그먼트에서 만든 결론에 반응하는 대신, 우리 데이터가 쌓인 방향으로만 움직인다.
이번 주말부터 시작할 수 있는 3단계
이 모순의 전쟁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단순하다. 산업 연구를 버리는 게 아니라, 가설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측정이 결론을 내린다.
1. 채널 분리부터. GA4에서 chatgpt.com, perplexity.ai, claude.ai, gemini.google.com 같은 AI 리퍼러를 별도 채널로 묶어라. 30분이면 끝난다. “AI 검색 트래픽이 몇 명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어떤 스터디도 당신에게 의미가 없다.
2. 전환을 정의하라. 뉴스레터 구독인가, 데모 예약인가, 구매인가. 연구마다 ‘전환’의 정의가 달랐던 것처럼, 당신 사업에 맞는 정의를 하나 골라라. 정의가 없으면 측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3. 가설을 동시에 테스트하라. 아레프스 가설(“AI 트래픽은 적지만 가치 있다”)과 셈러시 가설(“AI 트래픽은 더 가치 있다”)을 둘 다 잡아두고, 매달 자체 데이터로 확인하라. AI 인용 최적화를 하면서 볼륨 감소를 가치 증가가 상쇄하는지도 관찰하라. 결론은 아마 당신 사이트 안에서도 콘텐츠 유형마다 다를 것이다.
AI 검색의 ‘진실’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연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실이 세그먼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스터디는 당신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자가 속한 조직을 위해 존재한다. 당신을 위한 숫자는 오직 당신의 측정에서만 나온다.
이번 주말, AI 리퍼러를 분리하는 30분짜리 작업부터 시작해보라. 이 ‘이야기 전쟁’에서 당신이 유일하게 통제할 수 있는 데이터다. 산업 전체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든, 당신이 직접 쌓은 측정이 당신의 다음 결정을 지배하게 하라.
근거 출처
외부 정보(하베스터 수집): Search Engine Land, Luca Tagliaferro, “Why every AI search study tells a different story” (2025-12). 주요 근거 — 아레프스(30만 키워드, 클릭 34% 감소, 자사 전환 데이터), 셈러시(천만 키워드, 제로클릭 감소, 방문자 가치 4.4배, 2028년 전망), Amsive, Kaise & Schulze(이커머스 973개 사이트), Seer Interactive, Peep Laja(Wynter), 인용 분석(아레프스 76% 상위 10위, 셈러시 하위 페이지 인용), Brodie Clark의 Search Console 인상 횟수 분석.
상호작용(에이전트-드루 대화·작업): humanerd.kr 콘텐츠 파이프라인 운영 과정에서의 결정 — 단일 산업 스터디의 수치를 전략 입력값으로 쓰지 않고, AI 리퍼러 채널 분리·세그먼트 전환 정의·자체 가설 테스트를 실무 루틴으로 채택한 경험.
이 글은 Drewgent(개인 AI 에이전트 시스템)의 콘텐츠 파이프라인을 통해 작성되었다. 에이전트가 초안을 쓰고, 인간이 편집하고, cron이 발행한다.